가설사고 = 실행 중심의 스토리텔링
가설사고, 생각을 뒤집어라가설사고, 생각을 뒤집어라 - 6점
우치다 카즈나리 지음,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옮김/3mecca.com(쓰리메카닷컴)

일본 BCG에서 나온 책이 제법 됩니다. (http://www.aladdin.co.kr/search/wsearchresult.aspx) B2B 마케팅, 전략 인사이트, 리더쉽 테크닉, 그리고 이번에는 가설사고라는 이 책도 대열에 합류했군요. 모두 읽기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 큼직큼직한 도해, 실무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한 컨설팅 기법들을 잘 버무려 놓은 책들입니다. 막상 다 읽고 나면 더 얇게 만들었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그 내용의 깊이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Hypothesis-driven approach 혹은 management란 용어는 컨설팅 회사에 가면 어디나 나오는 이야기이기는 한데 참 전달하기도 습득하기도 어려운 개념입니다. 책에 보면 가설은 '현재 시점의 답'이라고 정의 되어 있죠. 처음 컨설팅을 하면서 '가설을 세워라'고 하는데 도대체 그 산업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프로젝트 첫날부터 '답'을 내라고 하다니..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긴가 싶었습니다.
이 '가설사고'라는 것을 고객에게 설명할때도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열심히 분석해서 정답을 찾아야지, 미리 답을 정해놓고 거기에 끼워맞추면 어떡합니까?" 물론 이 질문에는 가설의 명확한 정의와 컨설팅 문제해결 방식에 대해 약간의 오해가 섞여있긴 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설은 결코 '정답'은 아니며, '끼워맞추기'를 하는게 아니라 '검증'을 해나간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질문의 핵심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도대체 정확히 현상을 분석하고 이해하기도 전에 답을 구한다는게 가능한 것이냐고..

저자는 단연코 이것이 가능하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모든 정보를 분석하고 이해해서 거기서부터 결론을 도출한다는 전제에 기반한 '총망라적 사고'-가설사고의 반대 개념으로 책에서 소개-는 결국 '모든 것을 알아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만큼 했으니 더 이상은 어쩔 수 없다며 자신을 위한 변명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다'라고 단언합니다. 사실상 요즘처럼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아무것도 실행하지 않는 것이 더 중대한 리스크라고 한다면, 가설사고를 통해서 결론을 재빨리 도출하고 검증해보고 실행 후 재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저도 일정정도 동의합니다. 비즈니스에 객관적인 해답이 있어서 아무리 오래 걸려도 그걸 풀어낼 수 있다면 성공이 보장된다..고 믿으면 모를까, 요즘같은 정보 과잉의 시대에는 오히려 제한된 정보 내에서 말이 될만한 원인을 해석해보고 전략을 빨리 실행하면서 수정하는 방법이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가설사고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가설사고가 아닌 방법이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보는게 도움이 됩니다. 보통 전략 수립 작업 순서가 만약 다음과 같다면 이는 가설사고가 적용된 방식이 아닙니다.

1. scope을 정하고나서 research를 통해서 finding을 도출한다
2. Finding을 바탕으로 '전략적 옵션'을 정한다
3. 전략적 옵션(보통 낙관/비관/보통)에 따라서 재무적 효과를 측정한다
4. 주요 의사결정자와 토의를 거쳐서 조정한 후 최종본을 만든다

미리 슬라이드의 타이틀이 적혀있는 '빈 슬라이드 채워넣기'식으로 작업을 했든, 미팅 중에 '가설이 뭐야?'라는 주제하에 토의를 했든 이 방식은 근본적으로 '분석 결과를 종합하기'의 틀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더더욱 안좋은 것은 의사결정자와 토의를 할 때 만약 전략적 옵션이나 문제점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또한 그러기 쉽습니다. 의사결정자는 중간의 논리와 근거가 어찌됐든 그 전략의 Impact를 가지고 판단을 하게 되기 때문이죠) 큰일이 나는거죠.

그래서 가설사고는 항상 '결론'부터 시작합니다. 결론은 반드시 그 실행 상의 의미를 가져야 합니다.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자' 같은게 아니고 '남성고객 세그먼트에 경쟁사 A 대비 디자인 상의 제품 우위를 가지고 채널 프로모션에 집중하자' 같은 실행이 담보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논리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가 있어야 하겠죠. 스토리라고 해서 슬라이드의 제목들이 나란히 연결되서 첫장부터 마지막까지 쭉 이어져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스토리의 구조가 결론이 먼저 나오든 뒤에 나오든 '설득력'있게 전달될 수 있는 논리적 구조와 '쉽게' 이해될 수 있는 표현, 키워드 등을 갖춰야 한다는 거겠죠.

제 생각엔 가설사고가 책 앞띠지에 있는 일을 세배나 빨리 하는 방법 뭐 그런 비급은 아닙니다. 단지 저자가 맨 처음부터 말하고 있는 명제는 깊이 공감합니다. 정보를 많이 분석한다고 질 좋은 의사결정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과 어떤 조직에서 만약 의사결정할때 너무 이론적이고 복잡한 분석을 많이 요구하거나 타인의 의견에 대해 너무 비판적이기만 한 분위기가 만연하다면 절대로 실행력을 갖추지 못할 거라는 지적은 “analysis paralysis”에 빠져서 아무 결정도 못하고 현금만 쌓아놓고 있는 기업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http://andyko.egloos.com2008-10-16T08:39:320.3610
by andyko | 2008/10/16 17:39 | 트랙백 | 덧글(3)
마침내 띄엄띄엄이나마 읽어본 전략의 고전
경쟁전략 입문경쟁전략 입문 - 8점
글로벌 태스크포스 지음, 김수광 옮김, 모니터그룹 감수/나무한그루

산업 구조 분석을 위한 5 Forces Analysis나 본원적 경쟁전략으로 차별화, 원가우위, 집중화 같은 이야기는 대학교 2학년때부터 들어왔던 이야기였습니다. 컨설턴트를 하면서도 5 Forces analysis를 몇번 써먹을만한 상황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제안서'에 들어가는 방법론 소개에서 마지못해 한페이지를 할애할 뿐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서 활용한 적은 드물었죠. 이전 회사에서도 5 Forces Analysis에 Technology를 덧붙여서 6 요인 분석이라는 이름으로 산업의 매력도를 분석할 때 이 툴을 사용하고는 했습니다.

2008년 HBR에 마침내 포터 교수가 5 Forces Analysis의 update를 했다는 것을 동아 비즈니스 리뷰(DBR)(http://www.dongabiz.com/HBR/Article//Article_Sub/article_content.php?atno=1501000701&chap_no=1)에서 보고 나서 우연찮게도 이 책에 관여할 일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고 있던 이 이론이 얼마나 편협하고 파편적인 것이었는지를 알게 되었지요. 역시 '고전'은 요약본으로 읽는게 아닌가 봅니다.

5 Forces Analysis를 경영 전략 수립시 사용할 때에는 대개 외부환경분석을 할 때 산업의 매력도를 측정하는 툴이 되곤 합니다. 다섯 가지 요인별로 parameter를 설정하고 그 변수에 따라서 점수를 매기는 거죠. 진입장벽 50점, 대체재의 위험 30점... 그렇게 여러가지 산업을 분석하고 나서 총점에 따라 어느 산업이 가장 '경쟁구조상 유리할 지' 판단합니다. 경쟁의 양상이 자사에게 유리하게 될 수록 그 수익성이 커질 확률이 크기 때문에 '예상 수익성'의 잣대로 활용되기도 하죠.
포터 교수는 자기의 이론이 이렇게 이해되고, 사용되는게 싫었었나 봅니다. DBR에 보면 산업분석을 할때의 공통적인 실수 중의 하나로 "전략선택의 지침으로 활용하기 보다 업계의 매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다"라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포터가 의도했던 바는 이 Framework이 산업에 대한 전략적 통찰력을 도출하기 위한 guideline이 되기를 바랬었을 뿐, 무슨 정형화된 scorecard처럼 쓰이는게 마음에 안들었던 거겠죠. 원저에서는 "다섯가지 요인에 대해 무슨 비중을 매겨서 전체를 다 고려하라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몇몇개의 요소를 집중적으로 고려할 때 전략 수립의 시사점이 생긴다"라고 했듯이 말이죠.

물론 경쟁전략은 그 인기만큼이나 혹독한 학계/업계의 도전도 받았습니다. 90년대를 풍미한 '역량'이론으로 한번 거센 도전을 받았고, 인터넷 시대에는 격변하는 산업을 동태적으로 분석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비판도 받았으며, 위에서 언급한대로 5 Force가 아니라 기술이나 정부 규제 같은 것도 포함해야 한다고도 지적을 받았고, 산업의 구조 및 그 안에서의 전략적 입지에 의해 경쟁우위나 수익성이 좌우된다는 것이 너무 편협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1998년에 나온 2nd print에는 이런 대표적인 8가지 비판에 대해서 포터 교수가 조목조목 반박한 머릿말이 나옵니다. (의외로 꼬장꼬장한 분이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 저는 다분히 포터의 편입니다. 비록 경쟁전략이 거의 모든 전략적 의사결정의 context를 모두 다루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기업의 경쟁이라는 화두를 분석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시각을 제공했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하나의 시각을 확고히 다지게 되면 다른 시각으로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길 터, 경쟁전략에서는 워낙 포괄적인 주제를 비교적 일관된 논리로 상세히 풀어놓았기 때문에 경영 전략에 대해서 진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원서는 그렇다치고, 그럼 이 '경쟁전략 입문'은 뭔지... 사실 이 책이 처음 경쟁전략을 접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guide가 되어주는건 맞습니다. 저는 그것이 단연코.. 각 chapter별로 정리되어 있는 Tree 형식의 요약문의 공로라고 봅니다. 80년대에 씌여진 학술적인 목적의 책답게 원저는 그 내용은 차치하고서라도 독자에게 매우 불친절합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Chapter 1. 2, 3 밑에 다시 장제목이 있고, 소제목이 있고 하는 식으로 글의 얼개가 상세히 나와있지 않고 그냥 15개의 chapter가 자세히 내용을 음미해보지 않으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알기 어렵게 주루룩 나와있고, 그 안에서도 전체를 읽어봐야 그 내용이 파악되게 해놓았거든요. 하지만 이 책의 Tree 형식은 제법 훌륭하게 원저의 논리적 구조를 잘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쟁전략에 대해 알고 있다면 이 Tree만 봐도 그 흐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공부잘하는 친구가 잘 요약해놓은 강의노트를 빌려보는 기분입니다.

누구나 대략은 알고 있는. 하지만 제대로 접해본 기회는 그만큼 적은 것.. 그런 것이 고전 아닙니까? 줄거리만 알고 있는 고전을 문고판 정도로는 알아줘야 할 필요가 있다면.. 이 책은 괜찮은 선택이 되줄것 같습니다
http://andyko.egloos.com2008-10-09T01:45:340.3810
by andyko | 2008/10/09 10:45 | Personal LOG | 트랙백 | 덧글(2)
Competence, Capability, Resources

Competence, 보통 Core Competence로 알려진 '핵심역량'
Capability 는 별다른 한글 용어가 없어서 그냥 '역량'으로 쓰이고
Resources는 '자원'이라고 불리우는 이 세가지 개념은 여느 전략 보고서에나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세개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 건지, 도대체 이 '핵심역량/역량/자원'이라는 것이 정말 실무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비교적 잘 설명한 자료를 발견해서 소개해 봅니다. 
(원문 제목: Core competency beyond: identification and presentation of model, by Ljungquist, Urban)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1. Core Competence: 3가지 요건을 갖춘 Competence
2. Competence = Improvement를 가능하게 하는 것
3. Capability = Competence를 위한 Support (System/Routine/Process)
4. Resource = Core competence를 활용(utilization)하여 가치를 창출하는데 사용하는 Input 요소

1.  Core Competence(핵심역량)란 개념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90년에 HBR에 Gary Hamel과 C.K. Prahalad가 쓴 'Core Competence of the Corporation'에서였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른바 '역량 기반의 전략' 학파를 낳은 그 책에서 저자는 Core competence가 되기 위한 요건을 세가지로 정의했습니다.

  • 고객의 편익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
  • 경쟁자가 따라하기 힘든 독특함을 가질 것
  • 광범위한 시장에 적용 가능할 것

웬지 '경쟁우위' 같은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 생각될수도 있지만 세번째 '광범위한 다른 시장에 적용이 가능할것'이란 의미가 핵심역량을 통해서 사업을 발전시키고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로서 좀 더 확장된 것 같습니다.

2. Competence는 보통 역량이라고도 하고 핵심역량이라고도 하고 경쟁력이라고도 하고.. 참 번역이 애매한 용어입니다.
위에 정의한 'Improvement'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는 표현도 사실 애매하죠. 제가 이해하는 이론적/실질적인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Competence = Core competence - one of conditions
다소 도식적이기는 하지만 Core Competence의 개념을 빌어서 설명하자면 위의 세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충족이 안되지만 어쨌든 경쟁 우위에는 도움이 되는 것을 Competence라고 할수도 있겠지요

3. Capability나 Resource는 국내 모회사에서는 "R&C"라는 용어로 아예 정착이 되어 있기도 하죠.
거의 구분되어 사용되지는 않지만 Capability와 Competence의 차이를 굳이 구분하자면 영어 사전의 Capable과 Competent의 정의를 빌려오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Webster Synonyms에 보면
- Capable: stresses the hanving of qualities fitting one for work but does not imply outstanding ability
- Competent: imply having the experiences or training for adequate performance

Capable 하다는 것은 어떤 일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다는 것이고 Competent 하다는 것은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어느 정도 '입증된' 경험/훈련 등이 뒷받침된다는 것이네요. 즉 Capability는 기업 입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 최소한도로 필요한 조건이라고 보면 될 것 같고, Competence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원인을 분석해봤을 때 결과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성공의 '충분조건'이 되지 않을까 .. 라고 조심스럽게 구분해보렵니다.

문제는 그런 개념상의 정의가 아니가 도대체 '조직의 역량' 이라고 이야기하면 도대체 그 실체적 정의가 뭐냐는 것이겠지요. 컨설팅 프로젝트를 할때 '역량 진단'.. 같은 Task만 보면 저 같은 경우 이게 뭘 의미하는지 정의하는데만 한참이 걸리겠더군요. 고객들도 너무나도 손쉽게 '우리 회사의 역량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진단해주세요'라고들 하시는데 오히려 제가 되묻고 싶어집니다. '역량'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일반적으로 쓰이는 방법은 소위 Capability Model이라는 것을 만듭니다. 각종 best practice들을 정리해서 마케팅 역량은 A,B,C라는 Skill, Process, 같은 것들이 엮여져서 이루어지고 그 단계별 수준을 정의한다음에 설문을 돌리는 것이지요. 그 설문 결과에 따라서 역량 수준을 진단합니다. 문제는 진단까지야 어떻게 될지 몰라도 '어떻게 하면 그 역량을 개선하는가'라는 문제에 다다르면 그건 전혀 다른 일이 된다는 거죠. 마케팅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 그럼 교육을 시키라는 것인지, 무슨 IT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인지,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를 도입하면 된다는 것인지.. '역량'이라는 화두를 경영학계에 도입한 Prahalad나 hammel 교수님께 여쭤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 분들은 단순 업무 프로세스나 개인의 스킬이 역량이 될수는 없다고 하셨거든요..

자원으로 들어가면 사실 '사람'과 '돈', 그리고 몇몇 intangible asset - 기술, 지식, 노하우.. - 이런 것 외에는 머리에 선뜻 떠오르지 않는데 특히 intangible로 들어가면 이게 역량인지, 자원인지 헷갈립니다.

블로깅을 통해서 개념을 산뜻하게 정리하고 싶었는데 정작 글을 쓰는 본인도 제대로 정리가 안되는 걸 발견하는 것으로 귀착이 되네요. 요지는 소위 '역량'이라고 손쉽게 쓰이는 컨설팅 jargon을 뒤집어 까다 보면 이렇게 개념적인 혼돈과 실질적인 적용점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생기면 지금 제가 몸담았던, 혹은 관여했던 회사에서 정의하고 있는 Capability의 정의 및 적용 방식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기업 전략에 반영될 수 있을지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by andyko | 2008/08/02 18:49 | Business LOG | 트랙백 | 덧글(3)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2.0의 꿈
. 오랜만에 펌글 한번 올려봅니다.
Amazon 2.0 (펌)


어릴 적 별명은 ‘소문난 신동’. 부모는 일찌감치 그를 영재학교로 이끌었다. 그가 프린스턴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월가 펀드 매니저로 활약한 것은 잠깐이었다. 그의 나이 30세였던 94년, 연봉 100만달러 직장을 박차고 설립한 회사는 1세대 닷컴의 대명사가 된다. 바로 ‘아마존의 사나이’ 제프 베조스 이야기다.

당신이 아마존을 여전히 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점으로 알고 있다면, 아마존닷컴 CEO 겸 사장, 이사회 의장인 베조스는 못내 서운해 할지도 모르겠다. 아마존은 전자기기·구두·장난감부터 자동차 부품까지 취급, 월마트를 위협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거침없이 성장 중인 것은 물론 별로 상관도 없어보이는 검색 최강자 구글을 위협하는 존재로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닷컴 창업자로선 드물게 14년째 현역 경영자인 베조스는 웹의 진화를 굳게 믿으며 위험한 베팅도 마다하지 않는다. 전자북 리더 ‘킨들(kindle)’을 출시하고 웹 서비스 개발에 거금을 투자했다
마치 “내가 여기서 닷컴 장사를 끝내겠냐”고 호기를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 천재는 그렇게 ‘아마존 2.0’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유선에서 무선까지 ‘킨들’=킨들은 베조스가 책에 건 두번째 승부수다. 이번엔 종이책이 아니라, 전자책이다. 소니 등 숱한 업체가 수요 창출에 나섰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던 분야기도 하다. 3년 개발 끝에 세상에 나온 킨들은 화려한 스펙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일단 성공했다. 무게 292g, 저장 용량 책 200권, 햇빛 아래에서도 편안한 6인치 화면, 전자사전·MP3플레이어에 책갈피와 메모까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비싼 가격(399달러)과 디자인에 대한 불만 속에서도 킨들은 출시 즉시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그러나, 킨들에서 아마존 2.0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외장 때문은 아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 보이지 않는 이유가 더 크다. 베조스가 킨들을 두고 “서적 업계의 ‘아이팟’이 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선 그의 야심이 잘 나타난다. 아이팟과 아이튠스로 디지털 음악 질서를 바꿨던 애플 성공을 전자책 분야에서도 재현해보겠다는 것이다.

베조스는 전자책 다운로드 방법부터 완전히 바꿨다. 킨들은 휴대폰 전화망(EVDO)에 접속, 언제 어디서나 책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PC와 싱크하거나 무선랜을 찾아 이리저리 헤멜 필요가 없다. 휴대전화망 접속 비용은 아마존이 낸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스프린트넥스텔과 전략적 제휴도 맺었다. 외신들도 ‘PC와 완전히 결별한 첫번째 전자책 리더’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콘텐츠 양적 측면에서도 킨들은 경쟁업체를 압도한다. 9만종에 달하는 전자책을 9.99달러에 볼 수 있고 뉴욕타임스 등 신문과 잡지, 온라인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도 즐길 수 있다. 베조프가 킨들을 통해 아마존의 무대를 자연스럽게 무선까지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 기업이라고?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인 투자=베조스는 닷컴 기업의 핵심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기술력이라고 굳건히 믿고 있는 리더 중에 한 사람이다. 데이터베이스(DB)부터 검색에 이르기까지 웹과 관련된 기술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99년 웹사이트 정보 제공 업체 알렉스를 인수했고 2004년 검색 자회사 A9도 설립했다. 무모해 보이는 기술 투자에 대한 비판은 2006년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제프 베조스의 위험한 승부수’라는 제목의 비즈니스위크 톱기사는 “측정가능한 숫자를 좋아했던 합리적인 베조스는 어디 가고 기술과 콘텐츠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월가의 우려를 담았다. 아마존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 1억8000달러의 3배에 이르는 4억8500만 달러를 기술과 콘텐츠에 투자했고, 월가는 그때마다 “베조스가 온라인 서점 사업에만 신경쓰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2006년 아마존의 영업 마진은 4.1%로 오프라인 업체인 월마트의 5.9%, 반스앤노블의 5.4%보다 낮았으니, 월가의 지적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서비스들은 ‘우리가 아마존에 대해 모르는 거의 모든 것들’이다. 개발자들을 위한 스토리지 서비스 ‘S3(Simple Storage Service)’, 개인들에게 가상 서버를 나눠주는 서비스 ‘EC2(Elastic Compute Cloud)’ 등 아마존은 10여 가지 웹서비스와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를 선보였다. 베조스는 “이정도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10년 이상의 세월과 20억달러가 넘는 비용을 썼다”면서 “이제 소규모 회사나 개인들이 아마존에서 필요한 다양한 IT 서비스와 검색 엔진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통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모든 길은 아마존으로 통한다=웹 진화를 내다보는 베조스의 안목과 과감한 행보는 2002년 웹서비스 공개에서 잘 나타난다. 아마존은 누구나 아마존의 상품정보·고객사용기·추천상품 정보·장바구니·결제 등을 이용해 새로운 사이트를 만들 수 있도록 응용프로그램환경(API)을 공개했다. 이후 아마존의 특정 상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제휴 사이트가 급증했다. 아마존 웹서비스는 이제 14만명 이상의 개발자와 협력업체들이 참여한다. 제휴업체가 판매하는 물량은 아마존 전체 매출의 20%에 달할 정도다. 아마존은 제휴 사이트에서 15%의 수수료도 챙기며 거대한 아마존 경제권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제 베조스는 수년 동안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컴퓨팅 서비스와 전자북 리더 킨들에서 차세대 아마존을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그의 전략대로라면, 기업과 개인들은 아마존의 컴퓨팅 기술과 저장 공간을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펼치고 킨들을 통해 전자북은 물론 음악·동영상 등 다른 디지털 콘텐츠까지 구매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지금 아마존 웹 서비스에 대한 월가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지틸 파텔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부터 웹서비스가 아마존 매출의 상당 부문을 차지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말 현재 아마존의 주가는 이미 99년 닷컴 버블 때를 연상시킬 정도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1년 전 30달러에 불과했던 주가는 현재 100달러를 돌파했다. 견조한 매출 증가와 신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서적 유통에서 전자상거래로 변신하며 월마트의 경쟁자가 된 것은 아마존 1.0 이야기다. 웹서비스와 콘텐츠 유통까지 모든 길이 아마존으로 연결되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 그것이 제프 베조스 CEO가 그리는 아마존 2.0 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by andyko | 2008/07/20 16:46 | Business LOG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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