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첩 탐닉기 - 몰스킨과 프랭클린플래너


내 블로그의 방문기록을 보면 은근히 Moleskine이라는 키워드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그래서 내가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당분간' 정착하기로 한 note-taking을 공개해볼까 하는 생각에 포스팅 한번.

같이 일하는 팀원이 "팀장님은 수첩 쓰는 재미로 일하시나봐요"라는 말을 듣고 올해 들어 특히나 수첩에 대한 의존도가 부쩍 늘어난 걸 느끼게 된다. 어느 정도고 하니, 아예 수첩에 안써놓은 건 기억을 안하려고 하니 빤히 중요한 약속이나 할일을 까먹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되고, 좀 복잡한 일을 생각하려고 하면 펜이랑 수첩부터 들고 끄적거릴 준비를 하게 되는 걸 보면..

이미 예전에 프랭클린 플래너 weekly posting 에서 잠시 밝혔듯이 Weekly planner는 쓰면 쓸수록 가격대비 만족도가 큰 물건인 것 같다. 가벼운 부피에 일주일 단위의 To-Do list 및 중요 Schedule을 관리하기에는 그만이고, 프랭클린 플래너의 장점인 '소중한 것 먼저하기' 정도는 아니더라도 월단위/주단위 계획을 별도로 할 수 있는 칸이 있어서 좀더 '포괄적'인 안목을 갖게 된다고나 할까





프랭클린플래너의 Main인 Weekly schedule이다. Weekly Goal이라는걸 기입하게 되어 있는데.. 난 싹~ 무시하고 일주일단위로 꼭 마쳐야 할 중요 업무나 일정을 표시해놓고 tracking 하는 용도로 쓴다. 그 외 일별 칸은 철저히 To-Do list로 활용중이다. 할일을 다 마치고 나서 check 표시를 해 나가는 것도 쏠쏠~한 재미지만, 무엇보다도 몇주일이 지난 다음에도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마쳤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하지만.. 이 플래너로는 머릿 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각종 단상들이나 중요한 메모들을 기입하는 건 턱도 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활용 중인게 Moleskine Plain Pocket 노트.


보시다시피 나는 원래의 portrait 형태보다는 Landscape 형태로 눕혀서 쓰는 걸 더 좋아한다.. (직업상 허구헌날 슬라이드만 그려대니 이 Format이 더 자연스럽다고나 할까.. ) landscape 으로는 Slide의 초록을 쓰기도 좋고 내가 종종 애용하는 Mindmap을 그리기도 편하다. 그러다 보니 괜히 줄이 쳐져있는 Ruled, Squared 보다 다소 휑~한 Plain Notebook이 더 좋은지 모르겠다.
Large 판형인 경우에는 '스크랩북'으로 활용하기가 더 낫겠지만, Pocket Notebook에서도 일반 A4 사이즈를 50% size로 축소복사하면 Pocket 판형에 딱 맞게 복사가 가능하다. 종종 손으로 옮겨적기 곤란한 도표나 data들은 축소복사를 해서 붙여놓고 참조한다.

Moleskine에 적혀지는 주요 내용은
- 자료 정리하던중 발견한 주옥같은 낱장의 Slide 기록: 따로 프린트해서 보관하기도 그렇고, 파일을 만들어놓자니 다시 볼것 같지도 않다. 이럴 때 핵심 내용만 노트에 정리해놓고 source를 명기해놓으면 만사 끝~
- 도서 내용 요약: 주로 mindmap이나 핵심 목차 정도만 기입
- 업무관련된 중요 미팅의 내용 요약 등이다.


그런데. 이런 용도로만 수첩을 쓴다고 하면 '이 블로그 쥔장은 수첩을 업무일지로만 쓰나~'고 생각하실런지 모르겠다. 본좌.. 절대 일벌레 축에 못끼며 근무시간 중의 농땡이 유혹에 갈대같이 넘어가는지라 개인 용도로 쓰는 칸도 물론 마련해놨다. 다른 수첩을 쓰는 것은 아니고 Private Memo는 아래 사진처럼 맨 뒤에서부터 기록한다.




여기엔 그야말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본 주요 상품 정보, 서핑하던 기사에서 본 사실들을 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기입해놓는다. 맨 뒤에서부터 써가니 앞의 업무 내용과 섞일 위험도 없다.


Moleskine을 나름 알차게 정리벽을 키워주는 - 한장에 50원 하는 수첩이라고 생각해보시라.. 덜덜덜~ - 장점도 있지만 정작 '종이가 아까워 간단한 메모나 낙서도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를 몇번 겪다 보니 Scratch memo 패드의 필요성이 또 느껴졌다. 그래서 생각한 solution은 맨 뒷페이지에 Post-it 5~6장을 붙여놓는 것..



길가다 전화번호를 적어야 한다든지, 굳이 메모하고 정리할 거 까지 없는 잡다한 한줄짜리 내용들은 이 포스트잇에 마음껏 적었다가 칸이 다 차면 떼어버린다. 이런 메모가 하루에 수페이지까지 쓸 일도 없으니 괜하게 수첩 부피 늘리지 않게 5~6장이면 충분! 3X5 inch 사이즈는 Pocket에 딱 맞아서 쓰기도 좋다.


이렇게 수첩에 쌓인 각종 기록들은 Supposed to be.. 이 블로그에 잘 정리된 형태로 올라오는 것이 최종 목표였건만.. 그것까지는 아직 잘 실천을 못하고 있다..



여기까지 보시고 혹시 지름의 유혹을 느끼시는 분을 위해서 예산을 공개한다..

- 프랭클린 플래너 위클리 : 6,000원
- 프랭클린 플래너 엘브릿지 커버(CEO 사이즈): 25,000원 - 쇼핑몰 가격
- 몰스킨 포켓 플레인 노트: 16,500원
- Uniball Signo 볼펜: 1,000원 - 용량이 별로 없다는 단점만 제외하면 최고의 유성펜.
- Post-it 3 x 5 : 대략 1,000원 하지 않을까? 회사 물품만 쓰다보니..
- 점점 퇴화하는 내 기억의 대체와 업무상 밥값에 대한 기여 ... Price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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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ko | 2007/02/22 20:51 | Personal LOG | 트랙백(3) | 핑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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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몰스킨
몇장 쓰다가 구석탱이로 고고
무려 만 육천 오백 온의 거금이(헉헉)
구천 온짜리 무줄노트 사서 그림 잘 그리고 있음(몰스킨 플레인은 종이가 너무 얇음)
Commented by andyko at 2007/02/23 13:20
펜이 있으면 메모지가 없고,
메모지가 있으면 펜이 없고,
펜과 메모지가 있으면 쓸게 없다.. 메모의 역설 이라죠?

이오공감에 올라갔네요.. 덕택에 아무 생각없이 올렸던 사진에서 민감한 개인/회사 정보를 지워서 다시 올리느라 주변 눈치 좀 봤습니다.
Commented by Annika at 2007/02/23 13:57
플랭클린이 유명하길래 캐쥬얼 위클리 플래너를 사용해 보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구조가 참 좋더군요. 기억하기 좋고 메모하기 편리하더라구요. 기존에는 수첩에 뭘 적어둬도 어디에 적었는지를 몰라서 고생했는데 무척 비교됩니다. 굳이 표면적 구성은 다른 다이어리들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왜 더 편리하게 느껴지는지 신기하곤 합니다. 월등히 비싼 가격이지만 절대 후회되지 않는군요.
Commented by melancholy at 2007/02/23 18:43
프랭클린 플래너는 익히 잘 알고 있었는데 몰스킨은 처음 접해봤어요.
종이의 제질이나 느낌이 펜과 닿을때 좋은거 같군요.
Commented by 이상훈 at 2007/02/23 19:46
몰스킨은 여전히 비싸군요. 다 써가는데;; 우야지..험..
Commented by A-Typical at 2007/03/14 14:56
이오공감에 올랐을 때 봤었는데, 이제서야 몰스킨 다이어리를 주문했습니다.
3월이 되니 캐쥬얼 위클리 플래너는 구하기 어렵더군요.
이미 퇴회된 제 기억을 문명의 이기(?)로 대체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Commented by Inska at 2008/07/19 08:18
꽤 오래 전 글인데 잘 봤습니다.
플래너 4년차인데.. 오래 쓰다보니 뭔가 '프랭클린 플래너'가 아니어도 될거란 생각이 들고 해서
다른 도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도구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메모지의 가격과 보존성은 비례한다는 말을 들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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