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죽이고 살리는 리더 간의 갈등 관리 -  다이애나 맥레인 스미스 지음, 모니터그룹 옮김/에이콘출판 |
책표지가 일단 깔끔해서 눈에 들어옵니다. 모니터그룹이면 전략 컨설팅으로 알려진 곳인데 조직/인사 관련된 컨설팅도 하는군요. 저자가 Monitor Institute라는... 소위 말하는 '기업 중역진을 위한 교육/역량개발 기관'의 담당자다 보니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나 봅니다.
표지에 있는 Divide or Conquer라는 표제가 뭔가 했더니 책의 원제목이군요. 역자 서문에서도 나오는데, Divide AND conquer는 컨설턴트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용어죠. 복잡한 문제를 세부적인 항목으로 나누고 각개격파하다보면 큰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접근법입니다. Logic Tree의 사고라면 보면 됩니다.
이 책에서는 Logic Tree의 사고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다룹니다. 바로 사람 사이의 관계, 그 중에서도 기업이나 팀의 리더급 관리자 간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고 이를 강점으로 승화시킬가의 이슈입니다. 보통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그 사람 나랑 뭔가 안맞아', '내 상사는 완전 또라이야'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먼저 바뀌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리더급의 인재라면 부하직원이 맘에 안드는 구석이 보일때면 '역시 요즘 놈들은...' 하면서 자신의 사고방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의사소통을 하게 마련이죠.
Logic Tree로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런 관계의 문제가 보통 원인 제공자의 행동에 대해서 특정한 반응을 보이게 되면, 그게 다시 원인이 되어 다른 사람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다시 이 반응에 대한 반작용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반복되면서 문제가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Logic Tree를 그릴려면 한 원인에 대해서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한 방법으로 쪼개져야 하는데 원인-결과가 겹치다보니 깔끔하게 전체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죠.
이 책에서는 이런 관계의 패턴을 행동-반응 Map이라는 도구를 써서 표현합니다. A의 행동이 B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B는 반응에 대해 B의 행동을 하고 A가 그 행동에 반응을 보입니다. (그림으로 표현하면 편한데.. 말로 하자니 복잡하네요). 제 블로그에 다룬바 있는 '시스템 사고/다이나믹스'의 패턴입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심 내용도 시스템 사고와 맞닿아 있는 게 있네요. 시스템 사고의 핵심은 바로 'side effect'입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의 정책/행동/전략이라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side effect)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각종 시스템의 특성이라고 이해하면, 보다 큰 맥락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되거든요.
심리학에서 다루는 프레이밍, 행동-반응, 시스템사고 등 이론적인 이야기로 점철될 것 같은데 사실 내용은 '화성 남자, 금성 여자'의기업용 버전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사례와 이야기로 가득차있습니다. 특히 책 초반에 나오는 1980년대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존 스컬리의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은 책을 읽을 동기를 충분히 끌어낼 정도로 흥미롭습니다. 마지막에 나오는 링컨 대통령의 재선 연설문은 남북전쟁이라는 초유의 갈등사태를 진정하는 국면에서 링컨이 가지고 있던 위대한 리더십을 책에서 소개한 '관계 감수성'이라는 측면에서 잘 마무리하는 것 같습니다.
신문지상에 지겹도록 오르내리는 정치인들간의다툼과 간혹 경제면을 떠들썩하게 하는 재계의 형제, 부모간의 경영권 분쟁들을 보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갈등'의 이슈가 어떻게국가와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지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던 리더가 링컨 대통령이라죠? 타인과의 성격 차이, 견해 차이로 발생하는 갈등 관계를 강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여유로운 리더가 아쉬운 이때에 그분들에게 한번쯤 권해보고픈 책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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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ndyko.egloos.com2009-08-06T09:56:120.31010